미국이 우주 정지궤도 위성이 수집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핵심정보를 우리 군과 공유하기로 함에 따라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간이 훨씬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미국은 우주기반적외선탐지시스템 위성(SBIRS)이 수집한 자료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SBIRS가 수집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정보는 오산의 미군 연동통제소(JICC)로 전달되며, 연내에 JICC가 '링크-16' 시스템으로 한국군 연동통제소(KICC)와 연결되면 이 정보를 우리 군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고도 3만5천700㎞ 정지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이 위성은 지상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우주에서 열을 감지해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능력이 있다.
적외선 열 스캐닝 센서와 적외선 추적센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떤 악조건의 기상에서도 24시간 지상의 북한 탄도미사일 기지를 감시할 수 있다. 미국은 4개의 SBIRS를 운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SBIRS가 즉각 탐지해 추적에 들어간다.
이후 수십 초가 지나면 우리 군의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파인'(탐지거리 500~700㎞)과 이지스 구축함의 SPY-1D 능동위상배열 레이더(탐지거리 1천㎞)도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포착할 수 있게 된다.
SBIRS가 탐지한 탄도미사일 발사 정보가 우리 군과 즉각 공유되면 그리파인이나 SPY-1D 레이더 탐지보다 수십 초 전에 발사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패트리엇(PAC-3) 미사일 부대나 SM-3 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에 요격 명령을 더 빨리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을 높이고자 PAC-3 미사일을 2018년부터 미국에서 도입할 예정이다. PAC-3 미사일은 고도 40㎞ 이상에서 하강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대표적인 무기이다.
독일에서 도입해 운용 중인 PAC-2 미사일 발사대는 PAC-3를 발사할 수 있도록 미국에서 개량할 계획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우주 정제궤도의 SBIRS가 열을 감지해서 즉각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수십초 전에 발사 사실을 우리 군도 알 수 있게 된다"면서 "그만큼 요격 시간이 빨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 이남 지역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면 비행속도로 볼 때 4~5분이면 남측 상공에 도달한다. 사거리가 긴 노동미사일도 자강도 지역의 발사대에서 발사하면 15분 이내에 남한 상공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이 자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전력인 SBIRS에서 수집한 정보를 한국과 공유키로 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남한 쪽이나 동해 쪽으로 날아가는 북한 탄도미사일 핵심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면 한국군과 미군이 중첩으로 요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군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SBIRS가 수집한 정보까지 공유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방위공약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전천후 적외선 열감지 위성 통해 24시간 감시체제” 한미 정보 공유 효과
입력 2016-01-22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