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자신을 새로운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도자라고 사칭한 장난전화에 속았다고 영국 BBC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전파를 탄 카탈루냐 지역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라호이 총리는 자신이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신임 주지사라고 밝힌 인물과 전화 연결이 됐다. 라호이 총리는 “우리가 만날 수 있느냐”는 상대방의 질문에 “나는 시간이 아주 많다”면서 “다시 전화를 하겠다. 하루이틀 내 만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대화가 끝난 직후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라호이 총리는 깜짝 놀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라호이 총리와 푸지데몬 주지사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문제를 두고 맞서고 있는 관계다. 라호이 총리는 국가의 통합을, 푸지데몬 주지사는 카탈루냐의 18개월 내 분리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BBC방송은 방송 중 장난전화로 곤욕을 치룬 국가 저명인사는 스페인 총리뿐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1998년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야당인 보수당의 윌리엄 헤이그 당수를 사칭한 전화에 속았고, 2004년에는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우고 차베스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사칭한 미국 DJ의 전화에 속았다가 분노한 바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카탈루냐 주지사 사칭한 장난전화에 속은 스페인 총리
입력 2016-01-22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