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은 왜 거대한 몸집을 가졌을까? 어떻게 최상위 포식자가 됐을까? 공룡도 노화를 겪었을까? 660만년 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룡에게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다.
고생물학자가 아닌 공학자가 이런 ‘거대 몸집’ 공룡의 생존전략 비밀을 규명해 냈다.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원병묵 교수는 인간 생명표를 해석하는 ‘수학모델(수정된 늘어진 지수 함수)’을 활용해 티라노사우루스의 생명표와 비교 분석한 결과, 공룡이 인간이나 파충류가 아닌 조류와 유사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츠’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르스의 생애주기(유아·청소년·성인기) 중 청소년기가 매우 길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청소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수명의 약 60%에 해당됐다. 티라노사우르스의 수명은 28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 중 유아기가 2년, 청소년기는 18년까지로 보고 있다. 원 교수는 “성체가 되기전 청소년기에 하루 2kg씩 초고속 성장을 했다. 이 시기 엄청난 속도로 몸집이 커져 다른 포식자를 피할 수 잇었으며 생존에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반면 성체가 되는 시기는 늦어져 새끼를 낳고 기르는 ‘종족 보전’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오래 생존할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로 노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공룡의 이런 생존 전략과 노화 패턴은 타조나 매처럼 몸집이 큰 새와 가깝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공룡과 조류의 유사성을 해부학적 증거 외에 통계학적 증거를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은다.
원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생명표를 통해 공룡의 생존율 곡선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선행 연구를 발표한 미국 플로리대 주립대 에릭슨 교수의 논문(2006년 사이언스지 발표)은 수학적 우연일 뿐”이라며 “이번 연구는 공룡의 거대 몸집에 대한 고생물학적 난제를 푸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또 “새로운 수학 모델을 다양한 생물종에 확대 적용하면 인간의 노화 과정을 이해하거나 암환자, 암세포 등의 특수하고 중요한 실험군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는데도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공룡 생존 전략, 타조나 매처럼 몸집 큰 조류와 유사"
입력 2016-01-22 12:00 수정 2016-01-22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