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 러 정보요원 독살 승인"

입력 2016-01-21 20:56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2006년 독물에 중독된 뒤 치료받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

2006년 런던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독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영국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한 리트비넨코는 영국 국적을 취득한 지 얼마 후인 2006년 11월 44세의 나이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었다.

리트비넨코는 2명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뒤 쓰러져 약 3주 만에 숨졌고 체내에서 ‘폴로니엄-210’이라는 방사성 독극물이 다량 발견됐다.

퇴직법관 로버트 오웬이 이끈 정부 조사팀은 21일(현지시간) 진상조사 보고서에서 “접근 가능한 모든 증거와 분석들을 고려할 때 FSB의 리트비넨코 살해 작전은 아마도 파트루셰프(FSB 책임자)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승인됐다”고 결론냈다.

오웬은 리트비넨코가 런던 호텔에서 만난 2명의 FSB 요원들이 그를 살해한 게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에 독살 사건의 용의자인 안드레이 루고보이와 드미트리 코프툰 등 2명의 신병을 인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들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