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를 좌우하는 미국 국무장관과 러시아 외상의 만남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상 사이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위기를 다루는 회담이 있었습니다. 기자들이 현장에 미리 나가 두 외교 최고책임자들의 회담 장소를 취재하는데, 한 카메라맨이 붉은 색 국기가 위로 걸려있는 러시아 국기를 발견했습니다. 성조기는 제대로 걸려 있었는데 말이죠.
이 카메라맨은 회담을 준비하던 미 국무부 직원에게 이를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뭐라고, 진짜냐?(What, are you serious?)” 였습니다. “나 한방 먹이려는 거 아니지?”라며 어벙한 표정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그러면 하얀 색이 위로?”라고 되묻습니다. 하양 파랑 빨강으로 구성된 러시아 국기는 흰색이 위로 가도록 걸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