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누리과정 ‘보육대란’에 사립유치원이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사립유치원들은 조만간 학부모에게 비용 부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는 누리과정 지원금 29만원(보육료 22만원, 방과 후 과정 7만원)을 유치원에 정말 내야 하는지 불안해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학부모들이 정부 대신 누리과정 지원금 29만원을 낸다면, 그 돈은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나.
A: 교육부는 돌려받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아직 구체적 방식까지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단 학부모들이 돈을 내면, 나중에 교육청에서 학부모 개인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과 유치원을 거쳐 학부모에게 되돌려주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교육청이 유치원에 돈을 지급하고 유치원이 다음달 유치원비 납부 때 그 돈만큼 차감해 받는 방식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유치원을 거쳐 환급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출결 상황에 따라 되돌려주는 금액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왜 서울·경기·광주·전남부터 보육대란이 시작됐나.
“이들 지역은 교육청에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편성했지만, 어린이집 예산은 전액 편성하지 않았다. 교육청이 유치원만 교육기관으로 보고 어린이집은 보육기관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러자 시·도의회가 형평성 차원에서 유치원 예산마저 전액 삭감했다. 경기교육청도 유치원 예산은 편성했지만 여야 갈등으로 도의회에서 예산 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나머지 지역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을 일부 또는 전액 편성해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
-당장 누가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나.
“서울·경기·광주·전남 지역 사립유치원들이다. 특히 유치원 교사들이 월급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유치원 교사 월급은 매달 20~25일 나간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체불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처지에 놓인 사립유치원은 서울 691곳, 경기 1117곳, 광주 189곳, 전남 117곳이다. 원아는 25만4500명에 달한다. 교사들이 월급을 받지 못하면 아무래도 원아들을 제대로 돌보기 어렵게 된다. 서울은 전체 유치원 교사 6900여명 중 87%인 6000명이 사립 소속이고, 경기는 1만3200명 중 1만100명이 사립유치원 교사다. 국·공립은 국가에서 월급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어린이집은 괜찮나.
“조금 여유가 있다. 정부는 어린이집 보육대란의 ‘데드라인’을 3월 중·하순을 본다. 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아이사랑카드’로 보육료를 결제하고, 어린이집이 카드회사로부터 돈을 받는 구조다. 카드대금이 지급되지 않더라도 2개월치는 카드회사가 대납하도록 특약이 맺어져 있다. 이달 대금이 이뤄지지 않았어도 2월분까지는 카드회사가 대납 한다. 따라서 3월까진 여유가 있다. 그렇다고 100% 정상 운영되는 건 아니다. 이달부터 방과 후 과정비 7만원은 받지 못한다. 방과 후 과정비는 지방자치단체서 수령하므로 예산이 없으면 못받는다. 어린이집은 이 돈을 운영비로 써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유치원·어린이집 29만원 낸다면 돌려받을 수 있나?… 보육대란 Q&A
입력 2016-01-21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