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남매가 갈라선다” 박지원은 가고 박영선은 남는다

입력 2016-01-21 17:20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22일 탈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박 전 원내대표 측은 21일 "내일(22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당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의 좌장격인 권노갑 전 상임고문 등이 탈당한 데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던 박 전 원내대표마저 더민주를 탈당하는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회견 전 국립현충원의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탈당 후 특정 세력에 합류하지 않고 제3지대에 머물며 분열된 야권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또 4·13 총선 전 야권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원내대표 측은 "야권의 분열과 호남의 분열을 막기 위해 혈혈단신 뛰겠다는 입장을 전할 것"이라며 "중립적·중간자적 입장에서 야권 통합에 매진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박(朴) 남매'로 불리며 '찰떡공조'를 보여온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이날 당 잔류를 선언해 4·13 총선을 앞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두 사람은 2008년 18대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에 나란히 배정돼 '대여 저격수'로 호흡을 맞춰 활동했다. 특히 이들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적극 공조, 두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박남매'라는 별칭을 얻었다.

두 사람은 거취를 결정하는 과정에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원내대표와 함께 금주 탈당이 예상됐던 김영록 이윤석 박혜자 이개호 의원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상태여서 당 잔류로 돌아설 가능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김영록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 사퇴에 따라 당의 변화 의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역구민의 의견수렴과 통합에 따른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 박혜자 이개호 의원과 회동해 이같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