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스쿠니 신사 폭발음 사건의 용의자로 일본 검찰에 구속기소된 한국인 전모(27)가 야스쿠니 신사에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것에 불만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씨는 일본 경시청 공안부의 조사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데 대해 개인적인 불만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전후 전몰자들을 추도하기 위해 도쿄 중심부에 지어진 신사다. 그러나 1978년 10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으로 분류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사형수 7명과 옥중 병사자 7명 등 14명이 우익들에 의해 몰래 합사되면서 줄곧 이웃나라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전범들을 추도한다는 논란을 빚어왔다.
전씨는 지난해 11월 23일 오전 10시쯤 검은색 화약을 채운 금속 파이프를 가방에 담아서 야스쿠니 신사 남문 근처 공중화장실로 가져간 뒤 그것을 폭발 및 연소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일본 검찰은 건조물 침입 혐의로만 기소됐지만 이날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전씨에 대해 화약류단속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그를 재차 체포했다. 일본 경찰은 전씨가 야스쿠니 신사에 손해를 주기 위해 신사 화장실에 화약류가 들어간 시한식 발화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씨는 지난달 9일 일본에 재입국했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돼 같은 달 28일 건조물 침입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일본 재입국 당시 전씨는 화약 성분이 든 검은색 가루 약 1.8kg을 여객기 수하물로 부쳐 반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일본 경찰 조사에서 “체포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지만 (혐의 사실 등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진술하기도 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야스쿠니 폭발음’ 용의자 전모씨 “A급전범 합사에 불만”
입력 2016-01-21 16:33 수정 2016-01-21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