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결혼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21일 보도했다. 한류가 전파되면서 세련되어 지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이를 자본주의의 부패한 문화로 간주하고 철저히 통제한다. 그 결과 일부 주민들은 지하 결혼을 추구한다.
한 탈북 여성은 "북한 결혼 문화가 달라진 동기는 역시 한류다. 남한 드라마를 접한 북한 주민 누구나 부러워 하는 것 중 하나가 남한 결혼 문화다. 화려한 옷을 입고 화려한 결혼식장에서 결혼하는 모습을 부러워한다.
일부 돈이 있는 가정에서 남한의 결혼 문화를 흉내 내지만, 정권의 통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그들은 통제를 피해 믿을 수 있는 사람만 불러 지하 결혼식을 올린다.
지하 결혼식에서는 남한 드라마의 결혼 장면을 모방한다. 결혼식 의상을 남한식으로 맞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진사를 부른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을 평생 남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하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는 주례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남한식으로 결혼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주례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탈북자는 "결혼식에서 남한 결혼식처럼 신랑, 신부가 자연스럽게 안고 키스를 하지는 못한다. 북한 주민들은 아직까지도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애정행각을 부끄러워한다. 때문에 그런 장면을 촬영할 때는 하객들이 퇴장한 다음 사진을 찍는다. 후에 결혼이 끝나고 신랑, 신부의 가족과 친인척이 모여 결혼 영상을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결혼식 1부에서 나오는 노래는 대부분 정권을 찬양하는 곡이다. 혹시 모를 영상물 검열에서 적발되지 않기 위해서다. 지하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결혼식 2부다. 여기서는 자연스럽게 남한 노래로 대신한다. 이렇게 촬영된 테이프와 CD는 몰래 감추어둔다. 지하 결혼식의 2부는 남한 결혼식과 굉장히 흡사하다. 대부분 합성촬영으로 효과를 내지만, 그렇게라도 남한 결혼식을 따라하고 싶은 북한 주민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북한에선 한류탓에 지하 결혼식 유행 왜?” 하객 물리친 뒤 뽀뽀 행각
입력 2016-01-21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