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약 2조원의 주가연계증권(ELS) 물량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폭락으로 원금손실 구간(Knock-in)에 들어가 평가손실이 1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하면서도 ELS 가입자의 원금 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대부분 다시 지수가 회복되면 기존에 약정된 수익을 보장 받는 구조”라며 “만기까지 H지수가 회복하면 투자자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증권사가) ELS 투자를 권유할 때 원금손실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ELS판매가 H지수에 쏠리는 것을 시장 자체적으로 해소하도록 당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홍콩 증시의 H지수는 지난해 5월 26일 1만4800선을 넘으며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8000선에 머물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H지수와 연계된 ELS를 37조원 이상 판매했는데, H지수가 판매 당시의 80% 이하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원금과 일정 수익이 보장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5월말 ELS에 돈을 넣었다면, H지수가 7400까지 내려가면 원금이 반토막 나지만, 다시 1만1000선 이상으로 회복되면 원금도 받을 수 있다.그러나 이미 H지수가 절반 가까이 내려간 상황이어서 상당수 이 ELS는 이미 원금 손실을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분 ELS는 일단 녹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향후 H지수가 일정 수준 회복하면 기존에 약정된 수익을 보장 받는 구조”라며 “현재 발행된 H지수 관련 물량의 97% 정도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그 중간에 지수가 회복되면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금 ELS로 손실 구간에 들어간 투자자도 성급하게 환매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투자자의 책임이고 우리는 사실을 설명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ELS로 자금을 조달한 증권사의 건전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금융위 관계자는 “증권사의 건전성은 크게 개선돼 있고, H지수와 관련해서도 위험분산(헷징)을 하고 있어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H지수 폭락에 따른 공포가 커지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는 H지수가 21일 800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H지수가 8000선 아래로 갈 경우 원금 손실을 기록하는 ELS물량이 약 2조3600억원, 7000~7500선에서 4조6400억원, 6500~7000까지 내려가면 8조2700억원까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홍콩H지수 8000선 아래로 주저 앉아...국내 ELS투자자 2조원 물량 원금손실
입력 2016-01-21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