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네티즌들은 내가 낸 세금을 정부가 엉뚱한데 낭비하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일각에선 시스템의 허술함을 지적하며 서명운동 동참 인원이 허수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식으로 천만 서명운동 모집할 건가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 화면과 경제살리기 서명운동 바로가기 사이트 접속 화면이 캡처 된 이미지가 포함됐다.
게시물을 올린 글쓴이는 “서명 방법이 쉽고 빨라 보인다. 이런 식으로 1000만 명 채우려 하는 것 같다”며 “반강제로 서명하라고 했다는 글도 봤는데 이딴 식으로 내가 낸 세금 쓰지 말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또 “민생구하기가 아니라 민생 죽이기다”라고 비난하며 “광고를 내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냐”는 질문을 던졌다.
해당 게시물은 삽시간에 6000건에 육박하는 조회수와 수 십 개의 댓글이 달리며 화제를 모았다. 많은 네티즌들은 “내가 낸 세금으로 국가가 서명운동 광고를 하고 있다”며 공분했다.
광고비 정보를 공유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댓글로 네이버 광고 단가표를 올려 인기 댓글에 이름을 올렸고 다른 네티즌도 해당 자리의 광고가 하루에 7억2000만원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실제 접속해 봤다는 네티즌 중에는 사이트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이들도 많았다. 서명운동에 동참하는데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름과 소속, 주소만 입력한 뒤 서명하기만 클릭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거짓으로 입력해도 무방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 다음 아고라 청원 페이지의 경우 캠페인에 동참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한다. 따라서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며 중복 서명은 불가능하다. 아이디 하나에 한번만 서명할 수 있다. 지난 18일 다음 아고라 청원 페이지에 같은 취지로 올라온 청원은 21일 현재까지 1499명이 동참, 달성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다.
이밖에도 “누리과정에 쓸 돈은 없어도 재벌 도와 줄 돈은 있나 보다” “국회 없얘고 독재하고 싶음을 커밍아웃한 느낌이다” “네이버 본색이 드러난 광고다” 등의 댓글도 이어졌다. 반면 일각에선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했을까?” “경제활성화 법안이라고만 되어 있어 많은 네티즌들이 착각하고 서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