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목소리…‘서울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 잡혔다

입력 2016-01-21 13:47 수정 2016-01-21 14:08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국에서 콜센터로 사용한 건물의 모습.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지난해 4월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자칭 ‘서울중앙지검 오명균 수사관’이 경찰에 붙잡혔다.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여성을 속이려다 들통이 나 웃음을 줬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대화 내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 나가며 조회 수 50여만건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014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보이스피싱으로 피해자 20여명에게서 3억원을 편취한 혐의(사기 등)로 총책 조모(43)씨와 ‘오명균 수사관’을 사칭한 유모(28)씨, 국내 인출 모집 총책 채모(23)씨 등 14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기 부천에서 뮤지션을 꿈꾸던 유씨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조선족 지인의 제안에 넘어가 중국행을 택했다. 2014년 12월에 중국 지린성 룽징시로 간 그는 조씨가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콜센터에서 합숙교육을 받고 사기 행각을 벌였다.

‘오명균 수사관’으로 인기를 끌자 한 번 속은 사람들에게 다시 전화해 허위 인터넷사이트를 알려주고 금융정보를 입력하도록 하는 ‘2차 작업팀’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큰돈을 만져 보려던 유씨의 꿈은 1년 만에 끝났다. 경찰이 지난해 12월부터 국내에 들어온 조씨를 시작으로 일당을 검거해 갔고 유씨도 이번에 함께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통해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의 신원을 확인해 중국 공안과 공조수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