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당선인의 페이스북이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을 받았다. 3시간여 동안 2만개의 중복된 글들이 올라왔지만 차이 당선인 측은 삭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차이 당선인은 20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통 선거 후 민진당의 첫 중앙상무위원회 회의 개최 소식을 올렸다. 이 글 밑에 중국에서 사용하는 ‘간체자’로 ‘대만 독립 반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글들이 순식간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부분 “조국을 사랑하는 것은 영광, 위험에 빠뜨리는 것은 수치”라는 내용으로 ‘8대 영광, 8대 수치’라는 글이었다.
페이스북 공격은 중국 바이두의 커뮤니티사이트 ‘톄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뮤니티인 ‘디바’에 “디바여 fb(페이스북)로 출정해 초토화시키자”는 글이 올라온 뒤 시작됐다. 차이잉원의 페이스북과 대만 매체 홈페이지에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내용이었다. ‘디바’는 대만 인구에 육박하는 2000만명의 회원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포털 텅쉰 등에 따르면 디바측은 이번 공격에 대해 “조직화되고 규율을 갖고 최대한 ‘문명화된’용어를 사용하고, 대만의 독립을 반대하는 것이지 대만인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는 원칙을 정했다.
민진당 양자량 대변인은 “민주주의와 자유 대만에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공격용으로 올라온 글들도 삭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이 당선인의 페이스북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중국 네티즌의 공격을 받은 뒤 차이 당시 대선 후보는 “이번 사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대만의 다른 사람이나 단체의 페이스북도 많이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었다. 페이스북은 중국에서 차단된 사이트로 VPN(가상사설망)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중국 네티즌 차잉잉원 페이스북 공격, 민진당 대변인 “민주주의와 자유 대만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입력 2016-01-21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