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뒷심도 뚫지 못한 김종규의 의지

입력 2016-01-20 21:49

창원 LG의 올 시즌 4쿼터 실점은 경기당 평균 21.7점으로 리그 최다 실점 1위다. 20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이는 그대로 이어졌다. 삼성에 4쿼터에만 30점을 내줬다. 보통 때엔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을 LG.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LG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상위팀을 상대로 확실하게 ‘고춧가루’를 뿌렸다. 김종규와 트로이 길렌워터의 활약 속에 삼성을 97대 90으로 물리쳤다. 4쿼터 한 때 상대 주희정과 문태영에 연속 3점슛을 내주며 턱 밑 추격을 허용했지만 LG엔 김종규가 있었다.

김종규는 이날 12득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 2블록으로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길렌워터가 39득점 11리바운드를 올렸지만 승리의 수훈갑은 누가 뭐래도 김종규였다. 김종규는 삼성 장신 포워드진과 적극적으로 리바운드 싸움을 펼쳤고, 본인의 득점뿐 아니라 동료의 움직임까지 살피며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종규는 경기 후 “2대 2 찬스가 많이 나는 것을 알았다. 공을 잡으면 패스 줄 곳을 찾았다. 패스에 대한 자긴감이 붙었지만 솔직히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

김종규의 존재감은 길렌워터가 빠진 순간 더욱 빛났다. 파울트러블로 벤치로 잠시 물러난 길렌워터를 대신해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막은 김종규는 상대의 공격을 온몸으로 버텨냈다. 길렌워터가 5반칙 퇴장으로 빠진 4쿼터 종반 위기 상황에서도 천금같은 블록슛을 성공시키는 등 든든히 골밑을 지켰다.

김종규의 분전 속에 LG는 4쿼터 많은 실점에도 5점차 리드를 지킬 수 있었고 종료 58초를 남기고 터진 샤크 맥키식의 3점포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진 LG 감독도 김종규의 활약에 대해 “(김종규가) 몸싸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경기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오늘 느꼈을 것이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중심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구단 최초로 홈 10연승을 노리던 삼성은 LG에 발목이 잡히면서 최근 상승세가 끊겼다. 순위도 공동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