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킁킁…헛기침… '음성 틱 장애' 유발 뇌 부위 첫 규명

입력 2016-01-21 02:00
코를 킁킁거리거나 헛기침을 하는 등의 ‘음성 틱(tic) 장애’를 유발하는 뇌의 부위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 케빈 맥케언 박사 연구팀은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 교토대, 이화학연구소 등과 공동 여구를 통해 ‘중격의지핵’을 중심으로 한 ‘대뇌 변연계’의 이상이 음성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2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틱은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행동이나 소리내기를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다. 눈 깜박임, 목 뒤로 젖히기, 어깨 들썩이기, 얼굴 찡그리기 같은 ‘운동 틱’과 헛기침하기, 킁킁거리기, 무의미한 단어나 문구를 반복하기, 외설적인 말하기 같은 ‘음성 틱’으로 나뉜다. 틱 장애는 어린이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지만, 대부분 성인이 되면 저절로 치료되거나 증상이 약해진다. 틱 장애의 발병 메커니즘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맥케언 박사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인 원숭이를 이용해 뇌의 어떤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음성 틱이 발생하는지 실험했다. 맥케언 박사는 2013년 원숭이 뇌의 ‘조가비핵’에 ‘비쿠쿨린’이란 물질을 주입해 이 부위가 운동 틱 발병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비쿠쿨린은 억제성 신경전단물질인 ‘가바(gaba)’를 억제시키는 약물로, 쉽게 흥분을 일으키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당시 연구에서 ‘조가비핵’은 음성 틱과는 관련없는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따라 이번에는 변연계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인 중격의지핵에 가바 억제약물을 주입했다.

그 결과 이 원숭이에게서는 운동 틱은 나타나지 않고 음성 틱만 관찰됐다.

맥케언 박사팀은 음성 틱 증상 때 발생하는 신경신호 등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음성 틱이 나타날 때는 뇌파 중 하나인 ‘알파파’(8∼12㎐)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대상피질, 중격의지핵, 일차운동피질에서 알파파와 동조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맥케언 박사는 “결론적으로 음성 틱은 감정 조절과 보상에 관련하는 중격의지핵과 일차운동피질, 전대상피질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