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폭행’ 사재혁 탄원서 등장…선처 안된다는 네티즌

입력 2016-01-20 16:58 수정 2016-01-20 17:05
사진=이병주 기자

경찰이 역도 후배를 폭행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사재혁(31)에 대해 구속영장을 20일 신청했다. 그런데 정작 불똥은 ‘사재혁 선수를 사랑하는 홍천지역 선후배 일동(이하 선후배 일동)’에게 튀었다. 사재혁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와 서명부를 경찰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사재혁은 지난달 31일 춘천시 근화동의 한 호프집에서 역도 유망주 황우만(21)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선후배 일동은 사재혁의 선처를 바라며 탄원서와 536명의 서명부를 춘천경찰서에 제출했다.

네티즌들은 탄원서와 서명부에 주목했다. 20일 사재혁 구속영장 관련 기사에는 "영구제명이 당연하다" "선처보다는 본보기로 확실하게 처벌해야한다" "탄원서가 웬 말인가"라는 등의 네티즌들의 댓글이 있었다. 체육계의 폭력 근절을 위해 후배를 폭행한 사재혁을 엄중처벌 해야 한다는 게 네티즌의 생각이다. 네티즌들은 금메달리스트라는 이유로 사재혁을 선처한다면 후배를 폭행하는 일들이 체육계에서 되풀이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 2일에는 사재혁의 선수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인터넷 서명운동이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대한역도연맹도 지난 4일 사재혁에게 ‘선수 자격정지 10년’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10년 자격정지’는 사재혁의 역도계 퇴출과 선수생활 마감을 의미한다.

황우만의 아버지도 체육계의 폭력 근절을 위해서 사재혁의 어떠한 사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엄중한 처벌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황우만 가족들은 여전히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사재혁의 구속 여부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사재혁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그동안 역도선수로서 쌓아온 명예와 업적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