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출판서적에서 ‘와인’ 등 서양에서 쓰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국 국민들을 서양의 ‘문화 공습’에서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이란 문화부가 와인을 비롯해 외국의 동물 이름이나 유명 인사 등의 단어를 출판물에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란 문화부는 “새로 등록되는 출판물은 먼저 ‘이슬람 혁명(이란 혁명)’의 원칙에 위배되는 부분이 있는지 문화부의 세세한 검열을 거쳐야 한다”면서 “이는 서구 문화의 침공에 맞서고 선지자들에 대한 모욕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검열 대상에는 와인과 외국 짐승과 애완동물, 몇몇 특정 국가 정상의 이름이 오를 예정이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앞서 문화부가 서양으로부터 이슬람 문화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도록 서적과 영화, 비디오게임, 장난감 등의 제작에 관여하도록 했다. 이란은 1979년 이란 혁명 뒤 와인 등 주류 생산 자체도 금지시켜 밀수업 성장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이란 책에는 ‘와인’ 이 금지어?
입력 2016-01-20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