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60대 개신교인 남성이 경북 김천시의 한 사찰에 들어가 불상을 훼손하는 끔찍한 난동을 벌였습니다. 이 일은 피해를 입은 스님이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는데요. 이후 이 남성이 정신 병력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져 온라인에서는 기독교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러니 ‘개독’이라고 욕먹는 것”이라는 비아냥도 나왔는데요. 그런데 적지 않은 개신교인이 이 남성의 행동을 대신해 사과하고 있다고 합니다. 훈훈한 대리 사과 움직임도 스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개운사의 진원 스님은 19일 페이스북에 “오늘 하루 저희 개운사의 슬픔을 함께 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사과해 주신 목사님, 기독교 신자님 그리고 페친 여러분 고맙다”며 감사인사를 남겼습니다.
황당한 사건 이후 목사님과 기독교 성도들의 사과가 이어졌던 모양입니다.
진원 스님은 전날 페이스북에 불상 훼손 사진 2장을 올렸습니다. 불상은 넘어졌고 향로 등 법구는 깨져있었습니다. 이 난동을 부린 남성은 사찰뿐 아니라 인근 성당에서도 비슷한 행패를 부렸다고 합니다.
진원 스님은 “오늘 개신교를 가진 남성이 저희 절을 공격 했습니다. 제발 일부 목사들 교인들 이러지 마세요. 피눈물 납니다”고 적었습니다. “IS와 다를 바가 없다”며 분노했습니다.
불상 훼손 사진 아래는 적지 않은 기독교인들이 이 남성의 행동을 대신해 사과를 했다.
한 네티즌은 “서로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악행을 저지른 기독교인에 대해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제일인양 부끄러워했고요.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밝힌 한 네티즌도 “대신해 사과드린다” 또 다른 이도 “개신교인의 한사람으로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적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도 “마음이 아프다” “정말 죄송하다” “기독교인으로서 울고 싶다”는 심정도 올라왔습니다.
교회누나인 저도 불상 훼손 사건을 접하고 가슴 한켠이 참 무거웠습니다. 그나마 많은 기독교인들이 비뚤어진 신앙심을 가진 남성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