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에 마구간을? 마차 운행 제한 앞두고 반발 잇달아

입력 2016-01-20 16:11
출처: 가디언 캡쳐

동물권 보호를 이유로 추진돼온 미국 뉴욕 맨해튼의 명물 ‘관광 마차’ 운행 제한 계획이 반발을 사고 있다. 해당 산업 종사자들의 생존권과 240여억원에 달하는 새 마구간 건축 비용 때문이다.

AFP통신은 19일(현지시간) 마차를 운행해온 마부와 삼륜차 운전사, 공원 문화 활동가들이 마차와 삼륜차 운행 관련 입법 시도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2013년 취임 직후 마차를 끄는 말들에게 가해지는 동물학대와 교통체증을 이유로 이를 제한하겠다 선언한 바 있다. 뉴욕시는 이에 따라 지난 17일 허가 마차 대수를 대폭 줄이고 운행 지역 역시 센트럴파크 안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입법안 원칙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 당국은 2018년 10월까지 센트럴파크에 새 마구간을 지은 뒤 허가받은 말 75마리를 마차 운행용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현재 180마리에 달하는 허가 말을 오는 12월 110마리로 줄이고 운행시간도 9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한 것도 이 계획의 일부다. 법안은 시 의회의 의결을 거친 뒤 6월부터 발효될 전망이다.

마부들은 시가 계획한 마구간이 건설될 때까지 운행 마차 대수를 줄이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한슨 마부조합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마구간이 지어지기까지는 아직 2년 6개월이나 남았다”며 “지금 마차를 줄여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공원을 위한 뉴요커 모임’의 투퍼 토마스 대표는 “공원 공간을, 또 그 많은 예산을 그런 식으로 쓰는 게 최선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마구간을 짓는 데는 예산 약 2000만 달러(243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뉴욕 시의회는 센트럴파크에서 85번가 남쪽 지역까지 운행 중인 또 다른 볼거리 삼륜차의 운행도 제한할 방침이다. 삼륜차 운전기사들은 같은 날 시청 앞에서 “당사자들이 배제된 결정은 비윤리적”이라며 시위를 벌였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경북 경주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민간 운행 중이던 마차의 동물학대 사례가 지난해 2월 국내 한 방송사에 방영되면서 이에 대한 동물단체의 항의와 해당 산업 종사자들의 반발이 얽혀 논란을 일으켰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