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삼겹살 및 수입 과일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13개국 주요도시에서 판매되는 농축산물 등 35개 품목의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한국은 자국산 돼지고기 중 삼겹살(1㎏) 가격이 2만7930원으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비쌌다. 한국 다음으로 비싼 국가는 일본(2만2595원)이었다. 그 다음으로 비싼 대만(1만5126원), 호주(1만4830원), 중국(1만4679원)과는 2배 가까이 가격 차이가 났다. 돈까스용 안심(1㎏) 가격도 한국은 2만463원으로 일본(2만5220원), 프랑스(2만2988원)에 이어 세 번째로 비쌌다.
돼지고기 외에 수입 주류 가격 역시 비싼 편이었다. 칠레산 와인(몬테스 알파 까르네쇼비뇽) 가격은 한국이 3만8875원으로 대만(3만2463원), 미국(2만3885원), 영국(2만3540원), 네덜란드(2만2681원)에 비해 훨씬 비싸게 팔리고 있었다. 수입 맥주 역시 국내 가격이 브랜드국 가격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더 높았다. 하이네켄, 밀러, 아사히, 칭다오, 버드와이저, 기네스, 호가든, 코로나의 국내 가격은 조사대상국 중 2~4위였다. 특히 하이네캔의 경우 브랜드국인 네덜란드 현지(729원)보다 2.9배 더 비싼 2106원이었고, 밀러 역시 미국보다 2.3배 더 비싸게 판매됐다.
포도, 바나나, 오렌지 등 수입과일 9개 품목의 국내 가격은 모두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수입 청포도(탐슨 시들리스·800g)의 국내 가격은 7009원으로 호주(6621원), 이탈리아(6330원), 중국(5878원), 대만(5771원)를 제치고 가장 비쌌다. 레드 글로브, 크림슨 시들리스 등 포도, 필리핀산 바나나 미국산 오렌지·자몽, 태국산 망고, 뉴질랜드산 키위 등은 한국이 두 번째로 비싼 국가였다.
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맥주의 경우 FTA 등에 의해 관세가 하락해 국내 판매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격 인하보다 할인 행사나 기획 상품 행사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것처럼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관세 인하 등의 혜택이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국내 소비자는 글로벌 호갱? 수입 과일 및 맥주 가격 한국이 최상위권
입력 2016-01-20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