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그림이 ‘대출의 담보물’로 자리잡는 게 익숙한 풍경이 될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대출심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가 미국의 억만장자 수집가인 스티븐 코헨(59)에게 그림을 담보로 대규모 대출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코헨은 전 세계에서 꼽히는 수집가로 모두 10억달러(1조2000억원) 어치의 그림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소유한 작품은 데미언 허스트, 파블로 피카소, 제프 쿤스, 앤디 워홀, 알베르토 지아코메티 등의 작품이다.
앞서 2년 전 독일계 은행인 도이체 뱅크도 코헨에게 그림을 담보로 대출을 한 적이 있다.
그림은 가격 평가가 쉽지 않고, 위작인 경우로 판명나는 경우도 종종 있어 금융기관들이 담보물로 인정하지 않는 추세다. 하지만 요즘에는 권위 있는 기관에서 경매가 실시되면서 그림에도 ‘적정가’가 적용되고 있고, 전문적인 콜렉터의 경우 해당 그림 이외 다른 진품 그림도 다수 갖고 있어 신용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부자들이 고가 예술품을 증여나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사들여 세금 없이 이들 물품을 자녀들에게 넘겨주는 경우가 많아, 금융기관에서도 그림들에 대해 신용대출을 해주는 경우가 더 확산될 경우 고가품 수집이 더욱 악용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고가 예술품 대출담보물로 자리잡는 추세, 악용 우려도
입력 2016-01-20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