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무상급식, 담뱃값 인상 등으로 인해 경기와 물가 간의 괴리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부진해도 정부의 세수 확보 등 제도 시행 등으로 담뱃값이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공업제품, 공공요금, 개인서비스의 인플레 기여도가 최근 2배 가량 급상승한 것도 경기와 무관한 물가움직임을 강화했다는 평이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 박성하 과장 등은 20일 ‘물가지수 구성항목별 경기민감도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경기를 반영하지 않는 물가 움직임의 경우 경기비(非)민감품목의 영향력이 확대된 주로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경기비민감품목 중 약 40%를 차지하는 공업제품의 가격은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쟁심화, IT제품 품질개선 등으로 경기흐름과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좋아도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다.
반면, 주요국과 다른 우리나라 만의 경기-물가 괴리현상도 엿볼 수 있다. 보고서는 “공공요금 관련 품목(약 40%), 축산물·개인서비스(약 20%)는 무상급식·보육제도, 정부의 미시적 물가대책, 한우 수급조절 정책 등으로 2012년 이후 경기역행적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침체 와중에 담뱃값이 정부의 세수 확보 등 제도적 대책 이유로 오른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비민감지수의 경우 경기역행적인 움직임이 강화된 가운데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율이 2001~2011년 중 30% 수준에서 2015년 중 60% 수준으로 2배 가량 올랐다.
박 과장은 “앞으로도 공공요금 등 여타 경기비민감품목으로 인해 물가지표가 경제의 기초여건으로부터 괴리되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정확한 물가압력 판단을 위해서는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경기 나빠도 담뱃값 오른 것은…정부 제도로 경기와 물가 간 괴리 심화
입력 2016-01-20 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