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잘 팔리는 유명 브랜드 초콜릿이 ‘대마로 로쉐’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부산경찰 페이스북에 초콜릿을 이용해 마약을 밀반입 한 일당이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은 지난 19일 대마초의 흔한 위장술이라는 제목으로 초콜릿 안에 대마초를 밀반입한 일당들을 검거한 사실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절개된 둥근 모양의 초콜릿 안에 랩으로 싼 대마초가 담겨 있다. 부산 경찰은 “마약범죄수사대 소식”이라며 “초콜릿을 갈라 대마초를 속에 숨겨 밀반입 해 온 남성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물은 ‘대마로 로쉐’라는 제목으로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 퍼졌다. 네티즌들은 “신박한 수법이다” “걸린 게 신기할 정도네” “악마의 초콜릿과 쌍벽을 이루는 마약 초콜릿 등장” 등의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산경찰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11일 박모(25)씨 등 20대 남성 4명은 대마초를 밀반입하고 피운(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박씨 등은 새해 첫날인 지난 1월1일 미국 뉴욕에서 대마초 20g을 200달러에 구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이 대마초는 둥근 모양의 초콜릿 안에 숨겨져 유통됐다.
제조 방법은 초콜릿 일부를 절개한 뒤 견과류를 제거해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대마초를 넣는 것이다. 1g 분량의 대마초를 랩으로 씌워 넣은 뒤 절개된 조각의 초콜릿을 녹여 다시 붙인다. 은박 포장까지 씌우면 감쪽같이 세관을 통과할 수 있다. 박씨 등은 이 같은 방법으로 20개를 만들어 1개당 10만원에 판매했다. 모두 200만원의 돈을 벌었다. 20여 만원의 투자비용을 제하면 순수익은 170~180만원 가량 된다.
부산경찰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첩모를 입수해 내사하던 중 지난 11일 현행범으로 박씨 일당을 체포했다”며 “현장에서 유통시키고 남은 5.1g의 대마초를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법이 매우 교묘해 공항에서 세관까지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일행 모두 초범인데다 범행을 시인했고 도주 위험도 없어 밀반입한 당사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모두 석방됐다”고 부연했다.
대마초를 밀반입한 박씨는 현재 구속된 상태로 20일인 오늘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악마의 초콜릿 대마로 로쉐” 세관까지 통과한 대마초 위장술
입력 2016-01-20 10:25 수정 2016-01-20 1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