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신태용호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를 거뒀으나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아라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C조 마지막 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전반 22분 김현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헤딩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종료 직전 이라크의 암제드 후세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놓쳤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터라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플랜 B를 가동했다. 그동안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김현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김승준, 이영재, 유인수가 2선 공격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수비형 미드필더엔 이창민과 대표팀 막내 황기욱이 배치됐다. 포백(4-back) 라인도 새롭게 바뀌었다. 좌우 풀백에 구현준(부산)과 박동진(광주)이 나섰고, 정승현(울산)이 송주훈과 중앙 수비를 맡았다. 골키퍼는 김동준(성남)이 선발 출전했다.
신 감독의 용병술은 효과를 봤다. 4-4-2와 4-1-4-1 전형을 병행하며 공격적인 운영을 했던 앞선 경기와 달리 4-2-3-1에 기반을 둔 전술로 상대를 혼란에 빠트렸다.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던 김현은 10개월여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신태용호의 또 다른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김현은 앞서 두 경기 선발로 나섰던 황희찬과는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다. 황희찬이 저돌적인 ‘돌파형’이라면 김현은 190㎝의 장신을 이용한 공중 플레이가 뛰어나다.
후반 막판 떨어진 집중력은 보완해야할 숙제로 남았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인 47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한 모한나드 압둘라힘에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수비진이 골대 정면으로 뛰어든 후세인을 막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줘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신 감독은 경기 후 “아쉽지만 약이 됐다”며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반성하자고 했다. 오늘 좋은 경험을 한 것이기 때문에 8강 토너먼트 이후에선 이런 장면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 2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예멘을 꺾고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2승1무를 기록, 이라크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차지했다. 아직 8강 상대는 결정되지 않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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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20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