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선수로만 뛰던 김현이 10개월 만에 골을 터뜨렸다. 8강 진출을 이미 확정한 상태에서 변화를 꾀한 신태용 대표팀 감독의 전술이 통한 셈이다. 선발 출전한 김현은 22분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아쉽게 후반에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 1위로 8강에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카타르 도하의 알 아라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대회 조별리그 C조 3차전 최종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전반 22분에 김현(제주)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암제드 후세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로 끝났다.
한국 대표팀은 1, 2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2-1승)과 예멘(5-0승)을 꺾고 일찌감치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무승부로 2승1무(승점 7·골득실+6)를 기록해 이라크(승점 7·골득실+3)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C조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오는 23일 오후 10시30분 아직 결정되지 않은 D조 2위와 8강에서 격돌한다. 8강을 통과하면 카타르-북한 승자와 4강전을 치른다.
직전 대회 우승팀인 이라크를 만나 신태용 감독은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한 터라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그동안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선수들을 대거 그라운드에 내보냈다. 교체로만 출전한 김현이 4-2-3-1 전술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2선 공격수로는 김승준(울산), 이영재(부산), 유인수(FC도쿄)가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이창민(제주)과 대표팀의 막내인 황기욱(연세대)이 배치됐다.
이 때문에 대표팀의 포백(4-back) 라인도 새롭게 바뀌었다. 좌우 풀백에 구현준(부산)과 박동진(광주)이 나섰고, 정승현(울산)이 송주훈과 중앙 수비를 맡았다. 골키퍼는 김동준(성남)이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전반 8분 유인수(FC도쿄)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이창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중원부터 짧은 패스로 이라크의 수비진을 뚫은 한국은 마침내 전반 22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주인공은 그동안 골 가뭄에 속이 탔던 190㎝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현이었다. 김현은 전반 22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이창민(제주)이 크로스를 올리자 골 지역 정면에서 헤딩으로 이라크의 골문을 흔들었다.
김현이 올림픽 대표팀에서 골 맛을 본 것은 지난해 3월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브루나이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창민 대신 문창진(포항)을 투입했고 13분에 이승준을 빼고 권창훈(수원)을 내보내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권창훈은 투입되자 마자 김현이 찔러준 패스를 노렸지만 골로 이어지진 못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이라크에 주도권을 내주며 아쉽게 동점골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인 47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한 모한나드 압둘라힘에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수비진이 골대 정면으로 뛰어든 후세인을 막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줘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한편 AFC U-23 챔피언십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아시아에 3장을 배당한 본선 진출권을 걸고 벌이는 대회다. 3위 안으로 입상하면 올림픽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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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원톱 전략 통했다” 한국 축구, 이라크와 무승부로 8강 진출
입력 2016-01-20 07:57 수정 2016-01-20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