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시우민 다쳤대”… 팬 울리는 아육대 줄부상

입력 2016-01-20 00:01 수정 2016-01-20 00:05
사진=SNS 캡처
명절 때마다 아이돌 팬들은 불안합니다. MBC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풋살 양궁 선수권 대회’(아육대) 때문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가수’의 부상 소식이 들려올까 노심초사하죠.

아니나 다를까, 올해도 어김없이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19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아육대 촬영 중 부상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풋살 대회에 참가한 그룹 엑소(EXO) 멤버 시우민(26)이 상대 선수와 부딪혀 다리를 다친 겁니다.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의 태클이 잘못 들어왔습니다. 시우민은 한동안 통증을 호소하며 일어서질 못했는데요. 현장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관계자에게 업혀 나갔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는 현장 목격담과 사진이 속속 올랐습니다. 부상 상황을 직접 목격한 팬들은 적잖이 놀란 모양입니다. 얼마나 손을 덜덜 떨었던지, 초점을 잃은 사진이 많더군요. 당황한 마음이 그대로 담긴 듯합니다.

시우민은 곧바로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검사 결과 오른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답니다. 반 깁스를 한 상태라는데요. 팬들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입니다. 뼈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 건가요.

인터넷에는 속상해하는 팬들의 글이 줄지어 오릅니다. 가수가 왜 풋살을 하다 다쳐야 하느냐는 한탄이 나옵니다. 폐지 주장은 자연스레 고개를 듭니다. “이제 그만 아육대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정적인 여론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육대 출연자가 부상을 입은 게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죠. 12회째 진행된 동안 크고 작은 부상은 부지기수로 발생했습니다. 일일이 헤아리기조차 쉽지 않죠.


민호·종현(샤이니), 성열(인피니트), 니엘·창조(틴탑), 레오(빅스), 설현(AOA), 동준(제국의아이들) 등이 아육대 촬영 도중 다쳤습니다. 특히 엑소 전 멤버 타오는 이 프로그램에서 당한 발목 부상을 팀 탈퇴 구실로 삼기도 했습니다.

대다수 팬들은 아육대를 가장 꺼리는 프로그램으로 꼽습니다. 늘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요. 사건이 터질 때마다 폐지설이 불거졌고 서명운동도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건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팬들은 지치지 않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 가수를 지키겠다는 의지입니다. 시우민 부상 소식이 알려진 뒤 엑소 팬들은 단체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줄지어 항의 민원을 넣고 있습니다.

시우민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녹화장을 다시 찾았답니다. 밝은 표정으로 팬들에게 “큰 부상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아무렇지 않은 척 장난도 쳤답니다. 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겠죠.

그런 시우민을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과연 편해졌을까요. 다리에 감긴 깁스를 보고도, 정말 그랬을까요.

아육대 제작진은 매번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합니다. 6년째 지켜지고 있진 않습니다. 이쯤 되면 양치기 소년이라 불러도 할 말이 없을 듯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