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김무성 향해 돌직구 “험지출마 얘기한 당 지도부 솔선수범하라”

입력 2016-01-19 20:4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언한 '100% 상향식 공천'을 놓고 당내에서 찬반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이달말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나 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들이 솔선수범해서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내놓고 있어 이를 둘러싸고 계파간 기싸움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재원 의원은 1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에 대한 김 대표의 '험지 출마 요청'을 언급하며 "이른바 험지 출마라는 것도 결국은 상향식 공천 원칙에 의한다면 조금 애매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당에서 (후보들에게) 힘든 지역에 가서 승리를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정작 본인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그런 입장이라면 상향식 공천을 하면서 험지 출마를 주장하는 건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박(비박근혜)계인 정병국 의원도 PBC라디오에서 "김 대표가 완전한 상향식 공천제도를 확립한 것은 굉장히 큰 업적이지만 미련을 못 버렸다"면서 "유력 인사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서 그 사람들을 통해 선거(승리)를 견인해 내고자 하는 생각을 했다"며 사실상 '전략공천'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김 대표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공천 과정에서 정당이 특정 계파의 소수 권력자에게 줄을 선 후보를 지역에 꽂는 전략공천이 있었다면 김 대표가 말하는 국민공천제의 핵심은 후보를 그 지역주민들이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김 대표를 옹호했다.

이런 가운데 '험지 차출론'의 대상으로 거론됐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지도부를 상대로 이른바 '솔선수범론'을 주장, 사실상 김 대표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밖에 있는 분들에게 자꾸 험지 출마를 이야기 하면서 그동안 국회 안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지도부에 있던 분이 솔선수범을 하지 않기 때문에 면이 서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사결정권자, 또는 대통령 가까이에 있는 분들, 그리고 양지에서 고위직에 계셨던 분이 험지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노근 의원도 "명망가들, 과거 정부나 현 정부의 거물급이나 스타급 인사들이 (서울) 강북, 수도권의 험지로 와서 정정당당하게 출마하고 이길 때 인정받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 의원은 다만 "국회의원은 자기 지역구를 옮기려면 그에 따른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김 대표의 험지 출마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