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국민의당, 호남 탈당파 육체에 새누리당 정신이 빙의된 상태”

입력 2016-01-19 16:31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보수언론은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하여 더민주당을 제치고 테러방지법 등 계류된 법안들을 새누리와 함께 처리해주리라는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죠”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국민의당이 (내가 보기에는 다분히) ‘허구’로만 존재하는 중도층에 어필하려고 우클릭하다 보니 생기는 일입니다”라며 “문제는 이 경우 호남민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한상진이 이승만-박정희를 찬양하는 데에 대해 국민의당이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도 그와 관련이 있습니다”라며 “중도층을 잡자니 일정부분 새누리당의 이념과 정책에 발을 맞추어야 하나, 그러다 보면 호남민심을 잃게 되고... 딜레마죠”라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원래 이승만 국부론은 ‘뉴라이트’라는 극우세력의 슬로건이었지요”라며 “이 극우 이념이 몇 년 전부터 공당인 새누리당의 공식 입장 비슷한 게 되더니, 이제는 야권 일부의 정신세계마저 장악을 해 버린 겁니다. 한심한 일이죠”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그 가능성은 0%이지만, 안철수로 정권교체 했더니 기껏 곳곳에 박정희-이승만 동상이 들어서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 듯 든 게죠”라며 “그게 지지율 정체 및 하락의 원인일 겁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0이고, 더민주가 1이라면, ‘새정치’를 표방한 안철수는 2를 보여줬어야 합니다”라며 “그래야 중도층을 중심으로 0과 1에서 지지자를 끌어올 수가 있지요. 그런데 2를 떠올리는 정치적 상상력의 빈곤으로, 스탠스를 1/2로 잡은 거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더민주와 다른 정치를 추구하나, 정작 더민주와 다른 부분은 죄다 새누리스러울 수밖에 없는 거죠”라고 말했다.

특히 “문제는 정치철학의 결핍입니다. 뭔가 있을 줄 알고 3년을 기다렸지만, 그 사이에 드러난 것은 ‘새정치’의 실체가 없다는 것이었죠”라며 “그러다보니 호남 탈당파의 육체에 새누리의 정신이 빙의된 상태가 되어 버리는 거죠”라고 평가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