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통해 20만 달러에 져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바로 거절했다”
세계 테니스계가 승부조작 의혹으로 술렁이고 있다.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도 승부조작 제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0년간 테니스 랭킹 50위 내 선수들 중 상당수가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오픈 1회전에서 정현(20)을 누른 조코비치는 19일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놨다.
조코비치는 “2007년 러시아에서 열린 대회 1회전에서 패하면 20만 달러(약 2억4000만원)를 주겠다는 제안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인을 통해 이같은 제안을 받았으나 즉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범죄 행위로 볼 수 있다”라며 승부조작과 같은 의혹에 연루되는 게 싫다는 생각을 내비췄다.
세계 테니스계의 승부조작 의혹은 “윔블던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테니스 대회에서 승부조작이 만연하다는 증거가 담긴 테니스진실성위원회(TIU)의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는 영국 BBC의 18일 보도 이후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랭킹 50위 이내 선수 중 16명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중에는 메이저 대회 우승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승부조작 한 건당 최소 5만 달러(약 6100만원) 이상을 받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일단 조코비치는 단칼에 승부조작 제안을 거절했다는 인터뷰로 승부조작 의혹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꽤나 유명한 스타급 테니스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테니스를 주름잡던 핵심 선수들도 포함됐을 수 있다는 얘기다. 보도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테니스계의 엄청난 흑역사가 될지도 모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조코비치는 거절… ‘승부조작’ 테니스계 흑역사 쓸까?
입력 2016-01-19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