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사무실 임대료 감당 어려워 찾은 고육지책 ‘사무실 유목민’…“우리집, 낮동안 빌려쓰세요”

입력 2016-01-19 11:13
세계 대도시에서 사무실 임대료가 점점 치솟으면서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진 직장인들이 ‘사무실 유목민(nomadic worker)'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패션 관련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조너선 미첼은 런던 동부의 한 가정집을 빌려 낮 동안에 업무를 보고 있다. 공간을 공유하는 웹사이트 ‘스페이스호프’를 통해 집을 예약해 동료들과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낮 시간에 집을 비우는 이 집의 주인은 요가 강사로 일하는 제이나 카벤디쉬다. 이들은 공간을 공유하는 셈이다. ‘공유 경제’의 일환이다.

하루 임대료는 17파운드(약 3만원) 가량. 조너선은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싶지 않고, 삭막한 사무실이 아닌 편안한 공간에서 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스템은 정해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프리랜서들이나 동료들과 함께 일할 단기적인 사무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스페이스호프의 공동창업자 매튜 비티는 “집주인이 돌아오는 시간에 사무실을 빌린 사람들은 ‘퇴근’한다”면서 “저녁 시간에 주인이 귀가했을 때는 공간을 사용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호프는 공간을 빌린 사람들이 집 주인의 재산을 훔쳐가거나 망가뜨릴 경우를 대비해 손해를 배상하는 보험 정책도 운영하고 있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지에서도 최근 몇 년 전부터 이런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에서 2014년 등장한 스타트업 ‘오피스라이더스’도 “당신의 집, 그들의 사무실”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마찬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로리안 델리퍼는 “프랑스에서 ‘협력의 경제’는 큰 공감을 얻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0건의 예약이 이뤄졌고 매달 30% 가량 예약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