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정부가 연내 도입키로 한 ‘전세보증금 투자풀’에 대해 “정부가 운용하는 것도 아니고 확정 수익률이나 원금을 완전히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반시장적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임 위원장은 핀테크 홍보대사인 배우 임시완씨가 주연한 영화 ‘오빠생각’ 시사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전세보증금 투자풀은 전세에서 반전세·월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생긴 목돈을 맡아 굴려주는 펀드다. 임차인이 집 주인으로부터 돌려받은 돈을 위탁받아 투자풀(모펀드)을 조성하고 하위 펀드에 자금을 분산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 14일 발표 때는 투자풀을 정부가 직접 운영하고 연 4% 수익률과 원금도 보장된다는 식으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했다.
임 위원장은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사무관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면서 돈이 들어왔는데 이걸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했던 것이 아이디어를 낸 계기”라고 밝혔다. 그는 “다 민간 운용사에 맡기는 것이고 수익률도 언론이 물어보니까 민간 연기금 풀을 예로 든 것뿐”이라며 “다만 전세보증금은 중요한 돈이기 때문에 운용사가 책임 있게 운용하라는 의미에서 운용사 돈을 기본적으로 5% 정도 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면 정부가 월세로 어려움 겪는 사람 위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고 반문했다.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나면 다른 곳에 돈 쓸 일이 많아 현실적으로 펀드로 굴릴 만한 여윳돈은 안 생긴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것은 임대주택·뉴스테이 같은 주택정책으로 할 일이고, 금융 측면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고민은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임종룡 “전세보증금 투자풀, 반시장적 포퓰리즘 아니다”
입력 2016-01-19 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