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父 “난 사형받아도 충분해”

입력 2016-01-19 08:15
초등생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냉동보관한 혐의를 받는 B씨(34)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고자 1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원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정창교 기자

초등학생 아들 A군의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온 아버지 B(34)씨가 변호인에게 자신은 사형을 받아도 충분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의 국선변호인은 19일 “B씨가 면담과정에서 ‘나는 사형을 받더라도 충분하다. 어쩔 수 없다'고 얘기했다”며 “수사과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하는데 면담할 때 언행에는 뉘우치는 뉘앙스가 있었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B씨는 지난 17일 폭행치사, 사체손괴·유기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변호인과 면담했다. 면담 과정에서 B씨는 이같은 말들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변호인에게도 ‘2012년 10월 씻기 싫어하는 아들을 욕실로 끌어당기다가 아들이 넘어져서 뇌진탕을 입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며 자신의 살인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아들이 숨지자 부엌에 있던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집 냉동실에 보관했다. A군의 어머니 C(34)씨는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B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아내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경찰은 아들 부부에 대해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구호조처 등을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