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만 분위기’라는 제목의 한 컷 사진이 18일 국내 여러 커뮤니티에 올랐다. 쯔위의 사과 영상 촬영 상황을 가정해 그린 그림으로 보인다. 이는 실제 대만 SNS에 퍼지고 있는 이미지다.
사진 속 카메라 앞에 서서 울고 있는 여성이 쯔위로 추정된다. 양 옆에는 군인 둘이 그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다. 카메라 앵글 바깥쪽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사람 셋이 서있다. 그들이 땅에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JYP’라 적힌 이가 납작 엎드려 핥아먹고 있다.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는 이유로 어린 소녀에게 거칠게 항의한 중국과, 저자세로 사태 수습에 나선 JYP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비꼬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만인인 쯔위는 지난해 11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방송 도중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 이 장면을 놓고 중국에서 뒤늦게 거센 반발이 나왔다. 쯔위가 대만 독립운동자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논란은 JYP 소속 연예인 전체 보이콧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였다.
예상 밖의 상황에 놀란 JYP는 즉각 대처했다. 회사와 박진영이 사과문을 올린 데 이어 쯔위 본인도 영상을 통해 사과했다. 그러나 이게 도리어 사태를 키운 꼴이 됐다.
박진영은 사과문에서 “쯔위의 부모님을 대신하여 잘 가르치지 못한 저와 저희 회사의 잘못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대만 국기를 든 건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쯔위는 “중국은 하나”라며 “제가 중국인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대만 국적의 소녀가 본인을 중국인이라고 소개한 것이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의미로 들린다.
해당 영상이 게재된 뒤 소속사에서 쯔위에게 사과를 종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한국다문화센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재소해 쯔위의 사죄가 강요에 의한 것인지 조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JYP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을 내고 “미성년자인 쯔위의 입장 발표는 처음부터 부모님과 함께 상의했다”며 “쯔위 부모님이 한국에 들어오셔서 쯔위와 상의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신 뒤 진행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