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17일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빈소에서 만났다.
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영입경쟁을 벌이는 정 전 총리가 문 대표와 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이 쏠렸지만, 둘은 공개자리임을 의식한 듯 서로 대화는 나누지 않았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2시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성공회대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했다. 도종환 대변인과 손혜원 홍보위원장도 함께 조문했다.
문 대표는 방명록에 "선생님의 더불어 정신을 늘 간직하겠다"고 적었고 이재정 경기교육감 등 다른 조문객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눴다.
정 전 총리는 30분 정도 뒤에 도착했고 빈소를 돌면서 조문객들과 인사를 나누다 문 대표를 보고 악수했다.
손 홍보위원장이 정 전 총리를 문 대표 바로 오른쪽 자리로 안내해 자리를 함께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단체 대화에만 참여하고 서로에게는 말을 주고받지 않았다.
정 전 총리는 5분 정도 앉아있다가 문 대표와 인사하고 먼저 나갔다.
정 전 총리는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정치 진출과 관련,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결정이 안됐기 때문에 어디로 갈 것이냐를 생각하는 게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의원이 더민주 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 "새로운 세계인데 쉬운 결정이겠느냐"라고 답했다.
더민주로 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를 왜 아까 거기(문 대표 옆 자리)에 앉혔어"라고 웃기만 했다.
신 교수와의 인연에 대해서는 "같은 집에 신 선생님이 7대 가정교사였고 내가 8대 가정교사였다"면서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알게 됐고 1988년 감옥에서 나오신 이후 제 인생을 사는데 많은 길잡이가 돼주셨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정운찬, 말없는 조우” 신영복 빈소 옆자리 앉아
입력 2016-01-17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