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가라 험지!”김무성 요구 거절한 오세훈 종로 출마 ‘시끌’

입력 2016-01-17 18:11 수정 2016-01-17 19:30
사진=국민일보 DB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세훈 종로 출마’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오르내리며 관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많은 네티즌들은 험지로 가라는 김 대표나 종로가 험지라는 오 전 시장이나 ‘도긴개긴’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7일 4?13 총선에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종로구에 출마하기로 했다”면서 “정작 ‘험지’가 어디인지 결정되지 않은 채 종로 유권자들을 찾아뵙는 것도 송구스럽고 결정을 더 미루는 것은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열심히 뛰는 우리 당 예비후보에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4월 정치 재개를 밝히면서 당의 총선 승리 기여와 상징적이면서 쉽지 않은 지역에서 출마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바 있다”면서 “이 3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종로”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종로에서 지난 5년간 실시된 주요 선거에서 4연패 한 점을 감안해 새누리당 입장에서 절대 쉽지 않은 곳”이라며 ‘종로 또한 험지’라고 주장했다.

이로서 오 전 시장은 종로에서 3선을 지낸 박진 전 의원과 정인봉 전 의원이 공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들 중 승자는 현역 의원이자 야권의 핵심 중진인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당의 공천률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김 대표가 지난해 11월 초부터 오 전 시장에게 험지 출마를 비공식적으로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3일에는 오 전 시장을 만나 “이번 총선에 당 선거에 도움이 되는 그런 방향으로 협조해 달라”고 종로가 아닌 험지 출마를 공식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오 전 시장은 “당의 방침에 따르겠다”면서 “그러나 정세균이라는 거물이 버티는 종로 지역을 포함해 계속 논의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지난 15일에도 “이번 주 내에 끝을 낼 것”이라며 오 전 시장에게 주말까지 공개적인 답을 내놓으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정치 1번지인 종로가 야당에게 빼앗긴 만큼 이를 되찾아 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김 대표의 삼고초려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네티즌들은 오 전 시장과 김 대표의 발언을 곱씹으며 ‘도긴개긴’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험지 출마만 요구하며 솔선수범하지 않는 김 대 표나 종로가 험지라고 우기며 출마를 고수하는 오 전 시장이나 비슷하다게 중론이다. “제멋대로 오세훈에 험지는 너나 가라는 김무성까지 여당의 꼴이 볼만하다” “정세균 잡겠다고 초가삼간 다 태우겠네!” “오세훈이 또 출마한다니 뻔뻔하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반면 일각에선 “오 전 시장이 야당이 우세한 정치 1번지를 되찾길 바란다”는 옹호 댓글이 나오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