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17일 해제됐다. 이란과의 무역·투자가 자유로워짐에 따라 국내 정유·건설업계 등을 중심으로 대형 플랜트 건설 수주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란산 원유 공급이 확대될 경우 유가가 더 폭락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이란에 적용됐던 경제제재가 해제됨에 따라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이란과의 교역이 자유로워지고 투자금 송금 등 자본거래도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자율적으로 원유수입량을 결정할 수 있게 되고 대량살상무기 등과 관련한 전략물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수출입 제한이 해제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대(對)이란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대 이란 수출액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2년 63억 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38억 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특히 국내 기업의 이란 진출이 가능해져 가스·정유 플랜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가 경제제재에 동참하기 전까지 이란은 해외건설 수주액으로 전체 나라 중 6위, 중동국가 중 5위를 차지하는 주요국가였다.
다만 최근 저유가로 중동의 대규모 플랜트 신규 발주가 중단된 가운데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로 원유 생산이 증가할 경우 유가가 추가 하락해 전반적인 중동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한편 이란과의 결제는 당분간 현재처럼 원화결제를 이용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란과 금융거래 때 필요했던 한국은행의 허가는 즉각 중단됐지만, 미국의 제재법령 때문에 달러화 사용이 계속 금지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국제사회 제재가 해제되도 이란과의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사용은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현행 원화결제 시스템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이란제재 해제, 건설업계 등 대형플랜트시장 기대감
입력 2016-01-17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