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21세기는 인도의 것, 10년 간 중국보다 더 호황 누릴 것"

입력 2016-01-17 12:18

중국 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21세기는 인도의 것”이라며 인도 경제의 폭발적 성장을 예상했다. 자신이 이미 인도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어 투자자로서의 발언일 수도 있지만, 미래 전망 및 투자에 워낙 뛰어난 수완을 보인 그여서 실제로 인도의 급부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도는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부터 “인도에서 만들라(Make in India)”는 구호로 전 세계로부터 투자 유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12억명의 거대한 내수시장이 있어 금명간 ‘세계의 공장’의 축이 중국에서 인도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기도 했다.

16일(현지시간) 뉴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인디아 출범식에 참석한 손 사장은 현지 CNBC-TV18의 앵커 시린 반과 대담에서 “21세기는 인도의 것”이라며 “인도 스타트업에 빅뱅이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가 지난 10년간 중국이 보였던 성장을 앞으로 인도가 10년간 되풀이할 것”이라며 “인도가 (중국보다)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10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이 유효한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만약 조정한다면 투자 규모를 늘릴 뿐”이라며 “인도에 지난 한해에만 2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투자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도의 강점으로 청년 인구가 8억명 이상이고 다수가 영어를 사용하며 세상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다만 인도의 무선 인터넷망이 너무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며, 전기·도로 등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스타트업 투자가 “미인과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며 항상 논리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를 결정할 때 사업분야가 독창적인지 시장이 크고 있는지와 함께 “창업자들의 눈을 본다”면서 자신이 투자한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스냅딜의 쿠날 발 창업자 등은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고 말했다.

2014년 10월 스냅딜에 6억2700만 달러를 투자하면서 인도 스타트업 시장에 첫발을 디딘 손 사장은 당시 10년간 인도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후 차량 공유업체 올라, 온라인 저가호텔체인 OYO룸스, 인터넷 부동산 중계업체 하우징, 모바일 광고 업체 인모비 등 인도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이 약속을 현실화했다. 또 대만 및 인도 기업과 합작해 풍력 에너지에도 2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