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박쥐 3종이 오대산과 월악산 일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월악산과 오대산국립공원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붉은박쥐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월악산에서는 Ⅱ급인 작은관코박쥐와 토끼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새로 확인됐다.
붉은박쥐는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는 털과 날개막, 귀 때문에 ‘황금박쥐’로도 불린다. 습도가 높은 동굴이나 폐광에서 10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겨울잠을 잔다. 5~6월에 새끼 1마리를 낳는다.
작은관코박쥐는 코가 외부에 돌출돼 튜브모양을 한 작은 소형 박쥐다. 다른 박쥐와 달리 깊은 숲속의 나무껍질 속이나 낙엽 아래 등을 잠자리로 삼는다. 새끼도 1년에 6~7월쯤 한번 출산하는 등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이다. 토끼박쥐는 다른 부위에 비해 긴 귀가 특징이라 긴귀박쥐로도 불린다. 몸의 털은 암갈색 또는 담갈색을 띤다.
이번 발견으로 2014년 확인된 소백산을 포함해 월악산과 오대산, 소백산을 잇는 백두대간 생태축에서 멸종위기 박쥐류 3종이 모두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는 23종의 박쥐류가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 가운데 3종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해 관리한다. 박쥐류는 모기 등 해충을 박멸하고 배설물을 비료로 활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을 지니고 있지만 산업·도시화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급감했다.
멸종위기종 외에도 월악산에서는 큰귀박쥐 등 박쥐류 13종이, 오대산에서는 붉은박쥐를 함해 9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2013년부터 시작한 자연자원조사에서 박쥐 같은 소형 포유류를 분리해 정밀조사하고 핵심보호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박쥐의 서식 환경이 크게 좋아졌기 때문에 백두대간 국립공원 일대의 박쥐류 서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오대산·월악산에서 멸종위기 박쥐 3종 서식 확인
입력 2016-01-17 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