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제재해제 때 수감자 맞교환, 외교관계 밀월 신호탄

입력 2016-01-17 10:13
과거 주이란 미대사관 인질사건 때 이란이 인질을 잡아뒀던 모습

미국과 이란이 대(對)이란 제재 해제를 발표하기 직전인 16일(현지시간) 오후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이란 간 밀월관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수감자 석방은 양국이 경제적 해제 뿐 아니라, 정치·외교적으로도 관계를 깊이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이란 법무부는 이날 국영 IRNA통신에 “수감 중인 이란·미국 이중국적자 4명과 미국에 수감된 이란인 7명과 교환될 것”이라며 “이번 교환은 미국에서 이란으로 무기를 수입하려 했다는 혐의로 미국이 요구했던 이란인 14명의 범죄인 인도를 포기함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후 이란 언론과 미국 관리들은 미국인 학생 1명이 추가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인 4명에 대한 맞교환과는 별개라고 이들은 덧붙였다.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발표 직전에 이뤄진 이날 수감자 맞교환은 양국이 역사적인 핵 합의 이행에 대해 선의의 외교적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교환 형태로 석방된 미국인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테헤란 특파원 제이슨 리자이안과 전직 미 해병 아미르 헤크마티, 기독교 목사 사이드 아베디니, 기업인 시아마크 나마지 등 4명이다. 리자이안은 지난해 7월 핵협상 타결 때도 석방되리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무산됐다.

미국 언론들은 추가 석방된 사람이 매튜 트레비틱이라는 이름의 학생이며 최근에 억류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미국에 수감됐던 이란인 7명이 테헤란에 도착하고 나서, 이들 미국인 4명이 석방됐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제재 해제가 공식 선언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자이안은 2014년 7월 22일 아랍에미리트(UAE) 일간지 기자인 부인과 함께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 부인은 2개월 뒤 보석으로 풀려나 UAE로 귀국했으나 리자이안은 이란에서 미국을 위해 기밀 정보를 수집하는 간첩 행위를 하고 반체제 운동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란 법원은 지난해 11월 그에게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했으나 구체적인 형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