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이 석 달도 채 안 남은 가운데 당직과 지역구 관리를 병행해야 하는 당직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상향식 공천을 앞세우면서 지역구 활동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커졌지만,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협상 등 굵직한 난제가 남아 있어 국회 활동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의 정치적 텃밭인 영·호남이 아닌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당직자들의 마음은 더욱 다급하다.
경기도 포천·연천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다른 당 대변인 2명과 함께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이틀씩 요일을 정해 당번제로 업무를 수행한다.
당번인 날에는 오전 9시부터 시작되는 당 회의에 참석하고 이후 기자들을 상대로 현안 브리핑을 한다. 통상업무와 별개로 당 대표의 외부일정도 동행해야 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낸다.
빈 시간이 생기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역구로 넘어가지만 이동시간도 최소 두 시간이어서 차 안에서 전화로 지역민원과 대(對)언론 업무를 처리한다.
여야 모두 '상향식 공천' 원칙을 강조하면서 과거에 비해 당직 수행에 따른 공천 혜택이 줄어들 거란 점은 당직자들의 마음을 더 바쁘게 한다.
더민주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당직을 수행하느라 지역구에 신경을 못 쓴 부분이 있으면 보상 차원의 배려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혁신안을 기초로 시스템 공천이 이뤄지면서 그런 배려는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충남 공주시가 지역구인 박 원내대변인은 지역주민과의 부족한 스킨십을 보충하기 위해 매일 공주에서 여의도까지 버스로 출퇴근하며 지역주민들과 대화하고 인사를 나눈다.
더욱이 현역의원을 상대로 첫 '지역구 금배지'에 도전하는 당직자들은 시간을 거의 분(分) 단위로 쪼개며 당직과 지역구 활동을 병행 중이다.
비례대표인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현재 서울 양천구갑에서 현역인 새누리당 길정우 의원을 상대로 출마를 준비 중이다.
현역의원을 상대로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지역구에서 인지도를 올리는 게 급선무이다 보니, 주말 아침에는 한 시간 단위로 종교시설들을 돌고 여의도 당사로 넘어와 대변인 업무를 수행한 뒤 다시 지역구로 이동하기 일쑤다.
총선이 100일도 채 안 남았지만 국회 상황이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도 당직자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새누리당 김용남(경기 수원병)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한 상황에서 나의 개인적인 선거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기에는 마음이 무겁고 유권자들에게 염치없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더민주 이목희(서울 금천) 정책위의장은 통화에서 "정책위원회가 총선 공약도 개발해야 하고, 더욱이 지금 원내지도부 상황이 복잡하다 보니 정책위의장의 협상 관련 업무가 더욱 늘어났다"면서 "아무래도 지역주민과 보낼 시간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당직자 프리미엄은 옛말” 상향식 공천에 국회 난제...총선 코앞에 ‘이중고’
입력 2016-01-17 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