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수년간 냉동 보관한 엽기적인 사건의 피의자 부부는 최근까지 둘째인 딸은 태연하게 학교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들은 이들 부부가 평소 종종 다투거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사소한 일은 벌였어도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었다며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16일 인천 교육당국에 따르면 숨진 A군(2012년 당시 7세)의 여동생은 2014년 인천 모 초등학교에 별 탈 없이 다니고 있었다. A군 여동생이 입학할 때 제출한 가정환경조사서에는 부모와 딸로 구성된 3인 가족으로 기재돼 있다. A군 모친은 학교에 왔을 때 교사에게 딸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교사들이 A군의 여동생에게서 지난 2년간 학대나 구타 등의 범죄피해의 흔적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고 특이한 점도 없었다”면서 “A군의 모친 또한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요구사항이 많고 의견을 활발하게 제기하는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족이 몇 년 전 부천에서 인천으로 이사 온 빌라에 사는 이웃들은 “상상도 못한 사건”이라며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다만 “종종 늦은 시간 부부다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거나 “가끔 쓰레기를 빌라 앞에 무단투기해 이웃과 다툰 적이 있다”는 말이 나왔다. 그러나 많은 이웃들은 초등생 딸이 밝은 성격에 인사성도 밝았다면서 상상도 못할 사건이라는 반응이었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이날 첫 수사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 중에 있다”면서 “A군 모친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부모 모두 살인 혐의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버지가 아들이 말을 잘 듣지 않아 반복적으로 체벌한 사실을 시인했다. A군 부친은 그러나 A군을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의 부친은 “2012년 10월 초 평소 목욕을 싫어하던 아들을 씻기기 위해 욕실로 강제로 끌고 들어가다가 아들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며 “이후 아들이 깨어났는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한 달간 방치했고 같은해 11월 초 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 모친이 학교에 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홈스쿨을 하기위해 보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2012년 11월초 친정에 다녀온 A군 모친이 숨진 아들이 훼손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A군 모친은 남편의 권유로 친정에 간 사이 남편이 시신을 훼손, 냉동실에 보관한 것을 나중에 알게 됐으며, 딸의 육아 문제가 걱정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악마 아빠’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하고 딸은 등교시켰다
입력 2016-01-16 14:35 수정 2016-01-16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