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경제제재 해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 속에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대로 주저앉았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00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가 무너진 가격에서 마감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78달러(5.71%) 떨어진 배럴당 29.42달러로 거래를 종료했다. WTI는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1.92달러(6.2%) 하락한 배럴당 29.28달러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줄였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94달러(6.3%) 하락한 배럴당 28.94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3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4년 2월 이래 처음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때 28.8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란의 경제 제재 해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란이 본격적으로 원유 수출에 나설 경우 현재의 원유 공급 과잉은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전날 아라크 중수로의 원자로 용기를 제거했다고 밝힌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이 예정대로만 진행된다면 16∼17일 중 제재가 해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증시의 폭락도 유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3.55% 폭락해 2014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증시는 장중 한때 2,9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가 2,900.97로 장을 마쳤다.
이날 급락으로 유가는 올들어 20% 이상 하락했다. 2주일 단위로 볼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폭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도 유가가 바닥을 치지 않았다고 보는 분석가들이 다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국제유가 배럴랑 20달러대로 급락…지난 12년간 최저수준
입력 2016-01-16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