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르트문트와의 평가전에서 1대 4 패배

입력 2016-01-15 23:34

K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가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구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닥공(닥치고 공격)’ 대결에서 패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자빌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 4로 패했다. 비시즌을 맞은 전북과 겨울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도르트문트는 UAE에 나란히 훈련 캠프를 차려 이번 친선경기를 치르게 됐다.

경기 전 ‘닥공’ 대 ‘닥공’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에서 공격 축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지난 시즌 57골을 넣어 수원 삼성(60골)에 득점 2위에 올랐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7경기에서 47골을 기록,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경기에선 도르트문트의 공격이 더 돋보였다.

최 감독은 4-2-3-1 전술을 꺼내들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이동국이 출격했다. 좌우 날개에는 레오나르도와 로페즈가 포진했고, 이종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이호와 김보경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라인엔 이주용, 김기희, 임종은, 최철순이 섰다. 골문은 권순태가 지켰다. 최정예가 나선 것이다.

토마스 투헬 도르트문트 감독은 한국 대표팀 수비수 박주호와 스타플레이어 피에르 에메리크 오바메양(가봉)을 선발 출전시켰다.

경기는 평가전답지 않게 치열했다. 도르트문트는 탐색전을 생략한 채 경기 초반부터 전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도르트문트의 선제골은 전반 4분 만에 터졌다. 도르트문트 공격수 마르코 로이스는 전북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강한 왼발 슈팅을 날려 전북 골문을 열었다.

도르트문트의 점유율 축구에 말려 좀처럼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하던 전북은 전반 10분 만회골을 뽑아냈다. 이동국은 이주용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크로스를 날리자 헤딩으로 연결해 골문 오른쪽 하단을 뚫었다.

전북이 자신감을 찾았다. 그러나 경기 주도권은 여전히 도르트문트가 쥐고 있었다. 전북은 도르트문트의 빠른 공격 전개와 파상 공격에 고전했다. 전반 24분엔 곤잘로 카스트로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권순태가 간신히 쳐냈다.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에 나서던 전분은 전반 33분 골문 정면에서 카스트로에게 헤딩슛을 허용했다. 오프사이드로 노골로 선언됐지만 전북으로선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전북은 전반 42분 카스트로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도르트문트의 오른쪽 낮은 크로스도 좋았지만 전북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카스트로의 움직임을 놓친 게 실점 원인이었다. 전북은 다소 미흡한 수비 조직력 때문에 이후 이날 여러 차례 슈팅 기회를 내줬다.

전북이 1-2로 뒤진 채 시작된 후반. 도르트문트의 공격이 더욱 거세지더니 8분 만에 박주호의 발에서 추가골이 터졌다. 전북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주호는 스루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권순태의 가랑이 사이를 지나 그물을 흔들었다. 최 감독은 후반 16분 선수 3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괴했으나 만회골을 뽑아내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 45분 쐐기골을 내줬다.

한편, 유료로 열린 이날 경기엔 약 300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