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사망자 10명과 부상자 15명을 낳은 터키 이스탄불 자살폭탄 테러 용의자의 신원이 알려졌다. 터키 조사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러 난민으로 등록하고 흔적을 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익명을 요구한 터키 조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테러범 나빌 파들리(28)가 터키 호텔에 체크인할 당시부터 자신의 본명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파들리는 익명 신분을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터키로 밀입국 한 뒤 굳이 터키 정부에 자신을 난민으로 등록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행동을 할 다른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자신의 흔적을 일부러 남겼다고밖에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 역시 테러 다음날인 13일 AP통신에 난민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려는 게 이번 테러의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파들리가 입국한 건 지난달 중순이었다. 본래 앙카라에서 새해전야에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비슷한 계획을 했던 IS대원 2명이 당국에 체포되면서 계획을 바꿔 목표를 10일 뒤 이스탄불로 정했다.
버즈피드에 따르면 시리아 알레포대학에서 치의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다. 버즈피드는 당시 함께 반군에 합류했던 동료를 인용해 파들리가 본래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반정부군에 합류했다가 이후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파들리의 발가락에는 반군활동 당시 시리아 정부에 고문을 당해 지문이 강제로 지워져 있었다.
함께 공부했던 알레포대 학생은 “조용하고 학구적인 학생이었다”고 회상하며 “그땐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와서 보니 개자식이었다”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이번 테러의 목적에 대해서도 “터키에 있는 200만 넘는 시리아 사람들을 전부 위험에 처하게 만들 목적으로 그런 일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일부러 흔적 남긴 ‘치대생’ IS 테러범, 목표는 난민 적대
입력 2016-01-15 17:05 수정 2016-01-15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