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가 다음 달 열리는 제88회 아카데미상에서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AP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상에서 3관왕을 차지했던 `레버넌트'는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편집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미술상 등 1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10개 부문 후보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마션'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 후보에 각각 올랐다. 흥행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작품상 후보에서 제외된 채 음악상, 시각효과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효과상 등 5개 부문에서 지명됐다.
작품상 후보는 `빅쇼트', `스파이 브릿지', `브루클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마션', `레버넌트', `룸', `스포트라이트' 등 8개 작품이다. 또 남우주연상을 놓고 `레버넌트‘에서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마션’의 맷 데이먼의 대결이 기대된다. 골든글러브상에서는 디캐프리오가 영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데이먼이 영화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각각 차지했다.
여우주연상 경쟁도 뜨거울 전망이다. 골든글로브에서 영화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브리 라슨(`룸')과 코미디·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제니퍼 로런스(`조이')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캐롤'의 케이트 블란쳇과 `45년후'의 샬롯 램플링이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하고 있다.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28일 크리스 록의 사회로 진행된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다. 그는 `유스'에서 부른 주제가 `심플송'으로 아카데미상 주제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조수미는 지난 11일 열린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도 주제가상 후보로 선정됐지만, 수상의 영광은 `007 스펙터'에서 주제가 `라이팅스 온 더 월'(Writing's on the wall)을 부른 샘 스미스에게 돌아갔다.
‘유스’의 주제가 ‘심플송’은 미국의 작곡가 데이비드 랑이 영화 속 주인공 프레드 친구로 언급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곡한 것이다. 조수미는 이 영화에 특별 출연하며 직접 주제가를 불러 화제를 낳았다.
아카데미상 주제가상 후보에는 심플송 외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언드 잇', `레이싱 익스팅션'의 `만타 레이', `헌팅 그라운드'의 `틸 잇 해픈스 투 유', `007 스펙터'의 `라이팅 온 더 월' 등이 올랐다.
다음은 주요 부문별 후보.
▲작품상 = `빅쇼트', `스파이 브릿지', `브루클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마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룸', `스포트라이트'
▲감독상 = 아담 맥케이(`빅쇼트'), 조지 밀러(`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레버넌트'), 레니 에이브러햄슨(`룸'), 톰 맥카시(`스포트라이트')
▲남우주연상 = 브라이언 크랜스턴(`트럼보'), 맷 데이먼(`마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버넌트'), 마이클 패스벤더(`스티브 잡스'),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
▲여우주연상 = 케이트 블란쳇(`캐롤'), 브리 라슨(`룸'), 제니퍼 로런스(`조이'), 샬롯 램플링(`45년후'), 시알샤 로넌(`브루클린')
▲남우조연상 = 크리스천 베일(`빅쇼트'), 톰 하디(`레버넌트'), 마크 러팔로(`스포트라이트'), 마크 라이언스(스파이 브릿지'), 실베스터 스탤론(`크리드')
▲여우조연상 = 제니퍼 제이슨 리(`헤이트풀8'), 루니 마라(`캐롤'), 레이첼 맥아담스(`스포트라이트'), 알리샤 비칸데르(`대니쉬 걸'), 케이트 윈즐릿(`스티브 잡스')
▲외국어영화상 = `뱀의 포옹'(콜롬비아), `무스탕'(프랑스), `사울의 아들'(헝가리), `디브 사막의 소년'(요르단), `어 워'(덴마크)
▲애니메이션상 = `아노말리사', `소년 세상을 만나다', `인사이드 아웃', `숀 더 쉽 무비', `추억의 마니'
한편 미국 최대 영화축제인 제8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또다시 `백인들만의 잔치'가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카데미상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에 오른 20명 가운데 유색인종 배우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실화를 담은 `셀마'가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올해는 흑인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작품상 후보 문턱에도 오르지 못했다. 주목을 받았던 게리 그레이 감독의 `스트레이트 아우터 컴턴은 각본상 후보에만 간신히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특히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후보는 전부 백인 일색이다.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떠올랐던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Beasts of No Nation)에서 주연을 맡은 이드리스 엘바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크리드'의 마이클 B. 조던, `컨커션'의 윌 스미스, `헤이트풀 8'의 새뮤얼 잭슨도 제외됐다.
지난해에도 `셀마'를 연출했던 흑인감독 에바 두버네이와 주연을 맡았던 데이비드 오옐로우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서 빠져 공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카데미상 남녀 주연상을 흑인이 받은 것은 2002년 덴젤 워싱턴과 할리 베리가 공동 수상하고, 2005년 제이미 폭스가 전기 영화 `레이'로 받은 이후 지금껏 단 한 명도 없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디캐프리오 ‘레버넌트’ 아카데미 12개 부문 후보 소프라노 조수미 ‘유스’로 한국인 첫 주제가상 후보
입력 2016-01-15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