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일부 국민이 제대로 먹지 못해 아사(餓死)위기에 놓인 것과 관련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국민의 배고픔을 무기로 이용하는 것은 전쟁 범죄"라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시리아 정부를 포함한 내전 관련 세력들이 국제인권법에서 금지한 극악무도한 짓을 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국민의 먹을 권리는 보장하도록 요구했다.
이는 마다야를 포함해 시리아의 일부 지역이 봉쇄돼 주민이 아사 직전에 놓인 상황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마다야 지역의 주민은 작년 7월부터 시리아 정부군의 봉쇄로 고립돼 기본적인 생필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수십 명은 굶어 죽었다.
반 총장은 "이 지역의 어린이와 여성, 남성은 음식과 의료품이 없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면서 "볼모로 잡혀 있는 사람에게도 음식은 제공되는 데, 이 지역 주민은 볼모보다도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반 총장은 현재 시리아에서 40만 명이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절반가량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의해 고립돼 있으며 18만여 명은 시리아 정부군, 1만2천 명은 시리아 반군에 의해 각각 포위돼 있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2014년에는 고립된 주민의 5%에게 음식이 배달됐다. 하지만, 지금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이것은 완전히 부도덕한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유엔은 지난 11일 마다야, 푸아, 카프라야 등 아사 위기에 처한 3개 지역에 구호물자를 들여보낸 데 이어 이날 2차 구호물자를 보냈다.
마다야 지역으로는 44대의 트럭이 출발했으며, 푸아와 카프라야 지역으로도 17대의 트럭이 구호물자를 실고 떠났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반기문 “국민의 배고픔 무기로 이용...전쟁범죄”
입력 2016-01-15 0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