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겨울철, 인민군 탱크는 택시로 변한다” 장거리 상인 애용

입력 2016-01-14 19:19

북한군은 12월부터 3월까지 전군이 동계훈련에 돌입한다고 북한 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14일 보도했다. 훈련에 들어서면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장비가 훈련에 직접적으로 동원된다. 특히 기동타격 부대에 연유(기름)가 공급되어 운전병들의 사기가 오른다.

한 탈북자는 "보병들은 1년 내내 훈련에 동원되는 편이지만, 기계화병이나 운전병들은 평소 부업 농사만 하다가 동계훈련이 돼서야 겨우 훈련에 투입된다. 연유사정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동계훈련이 시작되면 탱크나 장갑차들이 거리로 나선다. 이 때 만큼은 기계화 병임을 실감한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벌 수 있다는데 있다. 기계화 운전병들은 장거리 상인을 태우고 이동비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장거리 상인들이 판매하는 물건은 북한 정권이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장거리 상인 대부분 검문검색 초소에서 물건을 압수 당한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윤보다 검문소 통과가 우선'이라고 말할 정도다.

검문초소는 사람은 물론 차량, 소달구지 등 움직이는 물체를 자세하게 검문한다. 검문초소를 피해가려해도 불시 검문 등의 위험이 따른다. 장거리 상인들은 검문검색을 피하기 위해 군인들의 동계 훈련을 이용한다.

동계훈련 시기 동원되는 기계화 장비, 탱크, 장갑차는 검문소를 검문검색없이 통과할 수 있다. 특별한 지시 없이 군과 관련된 장비를 검문할 경우 군법에 회부된다.

또다른 탈북자는 "기계화 운전병들은 상인과 연계해 돈을 받고 탱크와 장갑차를 이용한다. 장거리 상인들은 비싼 비용에도 흔쾌히 돈을 지불한다. 일부 상인들은 동계 훈련 기간동안 마약과 같이 액수가 큰 불법 물자를 유통하면서 많은 돈을 번다"고 말했다.

더불어 "거래 성공 여부에 따라 장거리 상인이 기계화 운전병에게 주는 '위험 부담비'도 높아진다.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운전병이 원하는 요구를 들어주고서도 탱크를 이용하지 않았을 때 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