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및 청와대 출신 줄사퇴...자치단체장, 불이익 우려 크게 줄어”

입력 2016-01-14 19:00

4·13 총선 때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고위 공직자들이 현행법 규정에 따라 사퇴시한 마지막날인 14일까지 잇따라 사퇴했다. 이로써 '여의도행 총선 열차'에 올라탄 고위공직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사표를 던진 고위 공직자 대부분은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수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받들었다"며 '박근혜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어 향후 당내 경선 및 본선에서의 성적표가 주목된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할 경우엔 선거일전 30일인 오는 3월14일까지 사퇴하면 된다.

사퇴시한 마지막날인 이날까지 정부 부처 고위공직자들의 출사표가 잇따랐다.

먼저 국무위원 중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산시·청도군)과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인천 연수구),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대구 동구갑),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부산 기장군),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부산 연제구)이 전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유기준 전 해양수산부장관(부산 서구)은 작년 11월 물러났다.

장관급인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도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대구 달성 출마를 위해 13일 이임했다.

행자부에서는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경기도 수원정), 정태옥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대구 북갑), 윤한홍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마산 회원) 등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새누리당 소속으로 총선판에 뛰어들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송석준 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과 권석창 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이 지난해 일찌감치 자리에서 내려와 선거를 준비 중이다.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부산 진구갑 출마를 위해 지난달 사직했다.

이밖에 김동주 전 창원지검 부부장 검사가 세종시에서 출마하기 위해 직을 내려놓았고, 농림축산식품부 소속 허영 전 축산물품질평가원장도 작년 10월 사임해 창원 마산 합포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며, 김덕만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귀농귀촌종합센터장도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김원종 복지부 전 국장도 최근 사퇴한 후 전북 정읍에서 뛰고 있다.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의 총선 도전도 이어졌다.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작년 5월 물러난 뒤 서울 서초갑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방송 앵커 출신인 민경욱 전 대변인은 작년 10월 물러난 뒤 인천 연수구에서 여의도를 향해 뛰고 있다.

민 전 대변인과 함께 사퇴한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은 세종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자리에서 물러난 뒤 대구 달성군에서 출마를 준비하다가 최근 대구 중·남구로 지역을 옮겼고, 전광삼 전 춘추관장도 대구 북갑 출마를 검토하다가 고향인 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으로 방향을 틀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의도 입성을 위해 공사 사장직이나 임원직을 내려놓은 경우도 줄을 이었다.

박완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작년 말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20대 창원 의창 출마를 공식화했고, 최근 새누리당으로 복당된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경주 출마를 위해 사임했다.

산자부 산하 기관인 지역난방공사의 김성회 전 사장은 작년 연말 퇴임해 경기 화성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여가부 산하 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김행 전 원장(서울 중구)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김선동 전 원장(서울 도봉을)도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은 박근혜정부 초기에 청와대에서 각각 대변인과 정무비서관으로 일했다.

환경부 산하인 한국환경공단의 안기영 전 경영지원본부장도 사퇴한 뒤 경기도 안양 동안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의화 국회의장을 보좌하던 측근들의 출사표도 잇따랐다.

이수원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부산 진구을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12일 사표를 제출했고, 정 의장의 '입'이었던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출신의 최형두 전 국회대변인도 직에서 물러나 현재 경기도 의왕·과천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수원 비서실장의 전임자인 김성동 전 의장 비서실장은 서울 마포을 출마 준비를 위해 작년 9월 일찌감치 사직했고, 이윤생 전 의장 정무비서관도 자리에서 물러난 뒤 분구가 예상되는 김포에서 표밭을 갈고 있다.

이용호 전 국회 홍보기획관은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가칭) 간판으로 전북 남원·순창에 도전장을 냈다.

이번 총선의 경우 역대 총선에 비해 기초단체장의 도전이 크게 줄어든 것이 특징이다. 이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해 보궐선거를 유발한 단체장에게는 공천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새누리당 소속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 정도만이 '당내 경선 20% 감점'을 감수하고 총선 도전장을 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