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업무대기” 두산인프라 희망퇴직 거부자 현실

입력 2016-01-14 11:00 수정 2016-01-14 11:03

“출근 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퇴근한다.”

희망퇴직을 압박하는 ‘교육’을 실시해 비난 받았던 두산인프라코어가 여전히 희망퇴직 거부자들을 ‘업무대기’ 상태로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는 14일 희망퇴직을 거부한 두산인프라코어의 사무직 26명이 무제한 업무대기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노무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회사가 아닌 교육장으로 출근했고, 인권침해 문제 등으로 교육이 중단된 후에는 하루 종일 ‘대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대기발령 직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면담에서 ‘어디가고 싶냐’고 물어 ‘어디 갈 수 있냐’고 반문하자 ‘갈 수 있는 데가 없다’고 했다”며 “회사 측은 인력 재배치를 위한 대기발령 상태라고 하지만 요식 행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측이 대기발령자들을 ‘저성과자’라고 몰아 부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나 설명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기발령 직원 역시 “재배치를 위한 시간이라고 하지만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나가라는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이에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퇴직 조치가 절대 아니다”라며 조직 배치를 정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에만 4차례 희망퇴직 접수를 시행했다. 1년간 사무직 1080여명, 기술·생산직 450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희망퇴직 접수에선 신입사원까지 명단에 올라 논란이 일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신입사원의 희망퇴직을 취소하기도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