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한파 속에서도 소녀상을 지키는 시민들의 노숙은 계속됐다. 온라인 곳곳에선 노숙에 동참했던 이들과 그렇지 못했던 이들이 고맙고 미안하다는 인사를 주고 받고 있다.
14일 오전 7시쯤 오늘의 유머에는 “소녀상 앞에 노숙 농성 왔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을 올린 네티즌은 “소녀상을 지켜주세요라는 페이스북을 보고 참여했다”며 “정말 춥다. 오늘 눈까지 와서 바람도 불고”라고 적었다.
이 네티즌은 또 “함께하는 대학생들이 침낭에 핫 팩을 넣으면 따뜻하다는 팁을 줘 6~7개를 넣었다”며 “오전 7시 기상이라는데 앞에 경찰버스 시동 소리에 잠을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썼다. 그는 또 “시민이 할 수 있는 좋은 일을 만들어줘 제안자에게 감사하다”고도 했다.
이 같은 글과 함께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 인근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침낭과 점퍼로 온몸을 감싼 채 거리에 누운 모습이 담겼다. 게시물은 삽시간에 3500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도 줄줄이 달렸다.
추운 날씨를 걱정하는 내용과 행동하는 시민의 모습에 감동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동참했다는 네티즌은 제안자에게 감사하다는 의견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소시민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좋았다”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동참하지 못했다는 네티즌들은 “미안하다” “수고 많다”는 댓글을 달았다.
전국에 함박눈이 내리던 13일, ‘소녀상을 지켜주세요’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에도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담긴 게시물이 올랐다.
해당 페이지에는 이날 오후 8시쯤 시민들과 함께 ‘소녀상지키는 시민행동’의 주최로 진행된 수요촛불문화제 현장 사진이 4장 게시됐다. 사진에는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로 온몸을 감싼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소녀상을 지키는데 동참한 모습이 담겼다.
찬바람에 이들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지만 표정은 모두 밝았다. 사진과 함께 “오늘도 시민들이 함께 밤샘농성을 해주기로 했다. 따뜻 따뜻하다”는 글도 적혀 있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만에 200건에 달하는 좋아요를 받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추워도 밤새 지켜요!” 소녀상 지키는 시민들 ‘뭉클’
입력 2016-01-14 08:52